지난번에 AI 직원에게 일을 맡겨봤다. 가고시마현 내 웹 제작 회사 3곳을 조사해서 특징을 정리하고, 마지막에는 파워포인트로 정리해 달라고 했다. 조사하고, 정리하고, 자료까지 만든다. "오, 제대로 일하고 있잖아!" 그렇게 생각하며 완성된 파워포인트를 열었다. 그리고 나온 것이 바로 이것이었다.
“……글자뿐이잖아”
고치면 끝나는 게 아니었다
물론, 그 자료 하나만 고치는 거라면 이야기는 간단하다. 여백을 조정한다. 제목을 알기 쉽게 바꾼다. 그림이나 표를 넣는다. 정보를 보여주는 방식을 바꾼다. 내가 신경 쓰이는 부분을 하나씩 지시해서 다시 만들게 하면 된다. 하지만 도중에 문득 걸리는 점이 있었다. “이걸 이번 한 번만 고쳐봤자 의미가 없지 않나.” 다음에 또 다른 자료를 부탁했을 때 비슷한 결과물이 나오면, 나는 또 처음부터 전부 확인해야 하게 된다. 그러면 AI 직원에게 일을 맡기고 있다기보다, 매번 내가 끝까지 붙어서 고치고 있는 셈일 뿐이다.
사람이라면 “다음부터는 이렇게 해줘” 한마디로 끝날 일이다
함께 일하는 사람이 같은 자료를 만들었다면, 아마 저는 이렇게 말할 겁니다. "다음부터는 글자뿐만 아니라 좀 더 보기 쉽게 만들어 주세요."
한 번 알려준 것을 기억해서 다음 일에서 조금 나아지면 그걸로 좋다. 하지만 AI 직원의 경우, 이 부분이 의외로 어렵다. “보기 좋게 해줘”만으로는 사람에 따라서도 AI에 따라서도 해석이 다르다. 그럼 내가 생각하는 ‘보기 좋은 자료’란 도대체 뭘까. 소제목 다는 법? 여백? 글자 수? 그림이나 표의 사용법? 색? 애초에 그 자료를 누구에게 보여주느냐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어느새 PowerPoint를 고치는 이야기에서,
나는 무엇을 보고 ‘이 자료라면 남에게 건넬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걸까?
라는 이야기가 되어 있었다.
AI 사원에게 필요한 것은 ‘정답’보다 판단을 위한 기준일지도 모른다
여기서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AI 직원에게 완성형을 매번 세세하게 가르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내가 평소에 별생각 없이 내리는 판단들을 조금씩 말로 풀어 전달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정보가 들어 있으면 OK”가 아니라 읽는 사람이 짧은 시간에 요점을 파악할 수 있는지, “슬라이드가 채워져 있으면 OK”가 아니라 그 페이지에서 전하고 싶은 것이 분명한지, “파일이 완성됐다”가 아니라 그대로 누군가에게 건넬 수 있는 상태인지. 이런 기준을 심어 주지 않으면 AI 입장에서는 ‘제대로 완성했습니다’이지만, 내 눈에는 ‘아니, 아직 일이 안 끝났어’가 된다.
지난번에 느낀 것처럼, ‘만들 수 있다’와 ‘실무에서 쓸 수 있다’는 별개다.
그 차이는 바로 이런 부분에 있는지도 모른다.
같은 실패를 다음 일에 반복하지 않기 위해
지금 생각하고 있는 것은 AI 사원이 한 번 주의받은 것이나 잘되지 않았던 것을 다음 일에 어떻게 살릴 것인가 하는 점이다. 내가 매번 같은 말을 하지 않아도 “지난번에 여기를 지적받았으니 이번에는 처음부터 조심하자”가 되었으면 한다. 그것이 가능해져야 비로소 조금씩 ‘일을 배워 가는 AI 사원’이 되어 간다는 느낌이 든다. 다만, 여기서도 또 의문이 생긴다.
내 취향을 모두 규칙으로 정하면 되는 걸까. 일마다 기준을 바꿔야 하는 걸까. 다른 AI에게 완성물을 검사하게 해야 하는 걸까.
아직 답은 나오지 않았다. 지금은 실제로 일을 맡기면서 하나씩 시도해 보고 있다.
그리고 다음 문제가 생겼다
PowerPoint의 겉모습을 고치다 보니, 이번에는 그보다 더 앞 단계가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자료의 겉모습이 좋아져도, 안에 담긴 정보가 틀리면 의미가 없다. 그래서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애초에, AI 직원이 조사해 온 정보가 정말 정확한 걸까?”
지금은 그 부분을 어떻게 확인할지를 만들고 있다. 제대로 확인하려고 하면 이번에는 일이 늦어진다. 하지만 확인하지 않으면 그대로 잘못된 정보를 사용하게 될지도 모른다. AI 직원에게 일을 맡긴다는 것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회사 만들기』
에 가깝다. 다음에는 이 문제에 대해 쓰려고 한다.
키요시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12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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