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줄 감상】
에피소드별 기복과 139분이라는 길이에 대한 아쉬움은 남지만, 15세 사토코를 그린 제1화의 사랑스러움과 “글을 씀으로써 인생이 풀려가는 감각”은 일상적으로 글을 쓰는 모든 사람에게 깊이 와닿는 작품이다.
[기본 정보]
감독: 오키타 슈이치
각본: 오키타 슈이치
출연: 히메노 카하루(나카이 사토코·15세), 아리무라 카스미(니시다 사토코·35세), 이시다 히카리(이이지마 사토코·55세), 요시다 요, 오다기리 조, 쓰쓰이 미치타카 외
음악: 시바타 사토코
주제가: 오리사카 유타 ‘시미레(feat. 시바타 사토코)’
배급: 하피넷 팬텀 스튜디오
개봉일: 2026년 9월 18일
상영시간: 139분
【줄거리(스포일러 없음)】
나이도 처한 환경도 전혀 다른 세 명의 ‘사토코’. 15세 중학생 사토코, 35세 사토코, 그리고 55세 사토코. 각자가 품고 있는 일상의 미묘한 어긋남, 첫사랑, 뜻대로 되지 않는 현실, 언젠가 접어 두었던 꿈. 그녀들이 책상 앞에 앉아 자신의 내면을 ‘문장’으로 원고지에 써 내려가기 시작했을 때, 교차할 일 없었던 세 개의 삶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에 이끌리듯 조용히 얽혀 들어간다——.
【4축 심층 리뷰+α】
스토리와 구성: 1화의 압도적인 몰입감과 옴니버스의 기복에 대한 솔직한 유보
이 작품은 따로 진행되던 3편의 에피소드가 조금씩 겹쳐지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이 발상 자체는 매우 흥미로워 기분 좋은 연작집 같은 느낌이 있었다. 하지만 솔직히 털어놓자면, 세 이야기 사이의 개인적인 만족도에는 꽤 큰 차이가 있었다. 가장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틀림없이 첫 번째 이야기인 15세 사토코의 에피소드이다. 비염이 있는 중학생이 가부키 관람 중 잠들어 버린 것을 계기로 글을 쓰기 시작하는데, 사춘기 특유의 사고의 비약이 훌륭하고 머릿속 망상이 점점 엉뚱한 방향으로 굴러간다. 객석에서도 자연스레 따뜻한 웃음이 새어 나올 정도였고, 그 풋풋한 유쾌함은 각별했다. 감독 자신이 “세 사람 중 처음 태어난 것이 이 사토코였다”고 말한 대로, 캐릭터에 대한 애착과 이야기의 순도가 가장 높아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스럽게 이야기의 세계에 몰입할 수 있었다. 반면 두 번째와 세 번째 이야기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아쉬움이 남는다. 35세 사토코를 그린 두 번째 이야기는 세계관이 단숨에 드라마틱하고 다소 과장된 톤으로 바뀐다. 그 엉뚱함 자체는 영화적인 악센트로 이해할 수 있지만, 캐릭터가 안고 있는 갈등이나 인간적인 온기가 과장된 표현 뒤에 가려져 감정이입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또 55세 사토코를 그린 세 번째 이야기는 육아가 일단락된 여성의 훈훈한 재출발을 그리면서도 어딘가 마무리가 얌전해, “조금 더 과감하게 코미디로 치우치거나, 아니면 내면으로 파고들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139분이라는 긴 상영 시간을 감안하면, 전체적으로 “조금 더 보고 싶었다”는 여백을 남긴 채 끝나 버렸고, 솔직한 심정으로는 결말에서 한 단계 더 강한 카타르시스를 기대했던 것이 본심이다.
연기: 히메노 카하루 씨의 힘을 뺀 자연체와, “아리무라 카스미”라는 강한 상징성
배우진의 연기에서 가장 큰 수확은 15세 사토코를 연기한 히메노 카하루 씨였습니다. 오디션으로 뽑혔다는 그녀의 연기는 좋은 의미로 어깨에 힘이 빠져 있어 연기 특유의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교실 구석에 있을 법한 '비염 걸린 중학생'의 모습이 완벽했고, 이를 받아주는 국어 교사 역의 요시다 요 씨와의 경쾌한 주고받음은, 이 한 편만으로 독립된 장편영화를 보고 싶어질 정도의 매력이 있었습니다.
반면, 두 번째 작품의 아리무라 카스미에 대해서는 매력적인 배우이기 때문에 생기는 어려움을 느꼈습니다. 세계관이 과장된 만큼, 화면에 비친 그녀에게서는 '사토코'라는 서민 인물의 생생함보다 '아리무라 카스미가 코믹한 역할을 연기하고 있다'는 스타 배우로서의 프레임이 더 앞서 보였습니다. 배우의 존재감과 캐릭터 조형이 저에게는 조금 겉도는 듯하게 느껴진 지점이었습니다.
영상 & 연출: 인물에 바짝 다가선 클로즈업과 피어오르는 ‘연기’의 은유
연출 면에서 매우 특징적이었던 것은 인물의 '얼굴 클로즈업'이 극히 많다는 점입니다. 세 개의 에피소드는 각각 연출의 결이 다르지만, 카메라가 인물에게 바짝 다가감으로써 그녀들이 가슴속에서 말을 찾고 있는 순간의 거리감과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의 떨림이 직접적으로 전해집니다. 이러한 클로즈업의 연속은 내면을 성찰하는 이 작품의 주제와 매우 잘 어울렸습니다.
게다가 극 중 집요하다 싶을 정도로 등장하는 ‘연기’의 존재도 놓칠 수 없습니다. 예를 들어 네뷸라이저나 담배 등이 있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것인데, 팸플릿 해설에 따르면 연기는 이 작품의 중요한 모티프이며 ‘꿈이나 소중한 것의 메타포’로서 기능하고 있다고 합니다. 보는 동안에는 ‘왜 이렇게 연기가 피어오르는 걸까?’ 하고 계속 마음에 걸렸는데, 그 배경을 이해한 순간 3명의 과거와 현재가 하나의 선으로 이어지며 장면의 깊이가 완전히 달라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음악: “네 번째 사토코” 시바타 사토코가 마련한 조용한 결속의 장치
이 작품의 극반을 맡은 이는 싱어송라이터이자 말 그대로 '네 번째 사토코'라고도 할 수 있는 시바타 사토코 씨입니다. 시바타 씨는 제작 과정에서 감독으로부터 "관객이 눈치채지 못해도 좋을 정도면 돼. 다만 음악적 장치를 통해 세 개의 이야기를 하나로 묶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 말대로, 음악은 결코 감정적으로 관객을 울리려 하지 않습니다. 언제나 이야기의 바로 옆, 책상 끝에 살며시 놓여 있는 듯한 고요함을 간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에피소드 사이사이와 문득 찾아오는 순간에 울리는 음색은 매우 섬세하여, 전혀 다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 3개의 인생을 저변에서 조용히 꿰매어 이어주는 접착제와 같은 역할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품으로서의 충격: 문구점의 ‘원고지’를 그대로 제본한 압도적인 팸플릿
본편을 감상한 경험만큼이나 제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극장 팸플릿이었습니다. 매점에서 구입해 봉투에서 꺼내자마자 저도 모르게 숨을 삼켰습니다. 표지를 펼치자 그곳에 있는 것은 거의 진짜 '원고지' 그 자체였습니다. 문구점에서 팔던 녹색 괘선이 들어간 원고지를 그대로 한 권의 두꺼운 책으로 제본한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더욱 놀라웠던 것은 후반부에 영화의 최종 대본이 통째로 실려 있는 압도적인 분량입니다. 무려 총 120페이지. 가격도 그에 걸맞게 만만치 않았지만(웃음), 이는 영화 기념품이라는 틀을 완전히 넘어 작품의 설계 의도를 그대로 곁에 두고 간직할 수 있는 '자료집'이라 불러 마땅한 일품이었습니다. 페이지를 넘기기만 해도 당장 책상 앞에 앉고 싶어지는 마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note 작가로서 느낀 점: ‘쓰기’가 가져다주는 자기 구원】
저 역시 평소 이 note에 글을 쓰고 있으며, 최근에는 쇼트쇼트 창작에도 조금씩 도전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작품의 근간에 있는 '쓰는 것'의 끌어당김에 강하게 공명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15세 사토코가 마주하는 첫사랑의 당혹감. 35세 사토코가 맞부딪치는 뜻대로 되지 않는 일상. 55세 사토코가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끄집어내는, 한때 품었던 꿈. 그녀들 중 누구도 '누군가에게 칭찬받을 훌륭한 작품'을 쓰려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의 내면에 쌓인 이름 없는 앙금을 원고지의 칸 하나하나에 놓아 갑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조차 깨닫지 못했던 진심과 감정이 조금씩 윤곽을 드러내며 떠오르는 것입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자신을 되찾는 작업 그 자체가 아닐까요. 스크린을 바라보면서 저 자신의 가슴속에도 '나도 내 말로 무언가를 써 보고 싶다'는 조용한 열이 타오르는 것을 느꼈습니다.
【추천도 및 이런 분께 추천】
추천도: ★★★★☆(3.8/ 5.0) 첫 화의 청춘극으로서의 순도는 만점에 가깝지만, 전체적인 구성미와 카타르시스를 기대하는 분에게는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런 분께 추천합니다:
- note나 일기 등, 평소에 글쓰기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 히메노 카하루 씨의 신선하고 유머러스한 연기를 스크린에서 보고 싶은 사람
- 배경음악을 맡은 시바타 사토코의 음악이나 숨겨진 모티프에 대한 고찰을 좋아하는 사람
- 원고지 스타일의 아름다운 특수 장정 팸플릿을 소장하고 싶은 사람
【요약】
이야기 전개 면에서는 2화와 3화에서 "한 번만 더 밀어붙여 주는 카타르시스를 보고 싶었다"는 아쉬움이 남은 것도 사실입니다. 139분이라는 시간을 생각하면 이보다 더 긴 상영 시간은 어려웠을 것 같지만, 결말 이후의 이야기도 보고 싶어졌습니다. 그럼에도 15세 사토코가 원고지 위에서 생각을 마음껏 뛰놀게 했던 그 싱그러운 순간과 3명의 사토코가 말을 통해 인생을 한 걸음 앞으로 내디딘 모습은 지금도 따뜻하게 기억에 남아 있습니다.
그녀들은 그 후 과연 어떤 글을 써 내려가고, 어떤 내일을 살아가게 될까요. 만약 이어지는 이야기가 있다면 살짝 엿보고 싶어지는——그런 기분 좋은 여운을 남겨주는 작품이었습니다. 여러분은 최근, 누구를 위해서도 아닌 '자신을 위해' 글을 써본 적이 있나요? note 계정이 없어도 아래 ♡마크(스키)는 누를 수 있습니다! 큰 힘이 되니 조금이라도 참고가 되었다면 꾹 눌러주시면 기쁘겠습니다!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23청크
원문 보기 | 출처: no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