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하고 있던 『사토코는 언제나』를 보러 갔다. 연휴 후반에 접어들어 오랜만에 맑은 날씨가 찾아왔다. 영화관 서비스 데이와 겹쳐 극장 안은 붐비고 있었다.
유명인으로부터의 댓글에
“오랜만에 영화에서 소리 내어 웃었다”(니시다 나오미) “좋아. 완전 좋아.”(타키가와 코이하치)
그렇게 쓰여 있었는데, 상영이 시작되자마자 바로 그 말대로 되었다. 극장 안에서는 참을 수 없는 웃음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고, 나도 모르게 푸핫 하고 소리를 내며 웃어 버렸다. 차례로 주인공 ‘사토코’가 바뀌어 간다. “아, 이 ‘사토코’의 이야기를 조금 더 보고 싶다” 싶어 사토코에게 정이 들기 시작할 때쯤 다음 사토코로 바뀐다. 그러면 결국 다음 사토코 역시 똑같이 좋아하게 된다.
첫 번째 ‘사토코’는 중학교 3학년인 사토코(히메노 카하루)다. 국어 교사 데라오 선생님(요시다 요)에게서 주제가 적힌 작문 노트를 건네받고, “뭘 쓰면 되는 거야~”라고 말하면서도 샤프로 슥슥슥, 지우개로 박박 지워 가면서 어느새 열중해서 써 내려간다. 사토코가 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너무 부러워졌다. 어차피 영화가 끝나면 바로 쓸 수 있는 상황인데도, 영화의 나머지도 보고 싶은데도, 당장 뛰쳐나가서 쓰고 싶어졌다. 뛰쳐나갈 필요는 전혀 없는데도, 러너스하이가 아니라 ‘라이터스하이’ 같은 느낌.(‘라이터스하이’ 뜻: 괜히 필을 받아 와아 하고 써 버리는 현상. 주로 한밤중에 일어나기 쉽다. 다음 날 아침 다시 읽어보면 대개는 자신조차 뜨악할 만한 내용이 적혀 있다(치비야마 어록에서))
오키타 슈이치 감독 작품을 보면, 유머라는 건 보기 나름으로 어디에든 숨어 있어서 찾아내 즐긴 사람이 승자라는 생각이 든다. 비염인 주인공은 있을 법해도, 이비인후과에서 네뷸라이저(코로 안개 형태의 약을 흡입하는 기기)를 하는 모습까지는 좀처럼 그리지 않는다. 같은 반 인기 많은 남학생에게 네뷸라이저를 하고 있는 모습을 들키기라도 하면 중3 여자애라면 절망해 버릴지도 모르는데, 그것이 사토코의 첫사랑 계기가 된다. 두 번째 사토코(아리무라 카스미)가 불륜 상대 무라모토(오다기리 조)의 아내에게 찔리는 장면 같은 건 상당한 수라장이지만, 들이닥친 아내의 모습이나 이런 수라장에서도 끝까지 믿음직스럽지 못한 무라모토의 모습에는 웃음이 멈추지 않는다.
캐릭터들은 유머러스한 요소가 과장된 듯하면서도 분명 현실에 있을 법해서 더욱 재미있다. 사토코가 교실 책상 위에 포켓 티슈를 상비해 두는 것도, 생각에 잠길 때 무심코 입이 떡 벌어져 버리는 것도, 30여 년간 비염과 함께해 온 나로서는 “맞아 맞아 맞아 맞아”를 연발하게 될 만큼 리얼리티가 너무나도 취향 저격이었다. 사토코의 아버지가 딸에게 말을 걸고 싶지만, 사춘기라 귀찮아할까 봐 어떻게든 참고, 그래도 뭐라도 한마디 하고 싶어 견디지 못하고 “책상 전등만은 켜 둬라”라고 방에서 밀려나며 말하는 듯한 광경은, 분명 오늘도 일본 어딘가의 가정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이다.
당사자라면 재미있다고는 도저히 생각할 수 없는 일이라도, 한 발 물러서거나 시간을 두고 바라보면 재미있는 묘미가 살아 있는 드라마가 된다. 그런 이야기를 나는 읽고 싶고, 쓰고 싶다. 세 명의 사토코가 그것을 즐겁게 써 내려가는 모습에, 나도 쓸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용기를 얻었다.
사토코가 첫사랑 상대인 하야세 군(오가와 후유하루)과의 주고받음을 상상하다가 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전개로 빠져드는 장면. 두 번째 사토코(아리무라 카스미)가 불륜 상대와의 연애를 와르르 써 내려가다가 스스로도 역겨워지는 장면. 세 번째 사토코(이시다 히카리)가 소설을 완성하고 남편(쓰쓰이 미치타카)에게 읽어 달라는 동안 벽 뒤에 숨어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는 모습. 글쓰기에 몰두하고 누군가에게 보여준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아~, 있지 있지” 하고 공감할 게 틀림없다. (이시다 히카리×쓰쓰이 미치타카의 부부 역에서는 “아스나로 백서”가 떠올라, “꺄!” 하며 스토리와는 전혀 관계없는 부분에서 흥분했다.)
어제 기쁘게도 “note 거의 365일 연속 게시”를 맞이하고, 앞으로도 매일 쓰기를 이어가며 앞으로는 조금 더 전략적으로 쓰겠다고 선언한 나에게, 오늘 이 영화를 본 것은 최고의 타이밍이었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려면(욕심을 내자면 팬을 늘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그것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중요하다. 다만, 쓰고 싶은 충동에 이끌려 쓰는 것이야말로 말할 수 없이 즐겁다는 것을 다시금 떠올리게 해주었다.
이 작품은 글쓰기를 좋아하고 계속 쓰고 싶은 사람들에게 ‘부적’ 같은 존재가 될 것이다.
오랜만에 몇 번이고 다시 보고 싶어지는 영화를 만나 기쁨이 벅차오른다. 쓰는 일은 앞으로도 계속해 나갈 생각이지만, 쓰는 게 괴로워지는 날, 싫어지는 날은 분명 있을 것이다. 그래도 이 영화가 보고 싶어지는 나로 계속 있고 싶다.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8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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