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투명 하이킹 |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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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9-29T12:49:20.98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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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만한 산 중턱을 지나자, 빈혈이 난 것처럼 시야가 흐릿해졌다. 4년 전과 똑같다. 산길을 걷는 내 발도 점점 희미해져 간다.

한토메이잔은 도심에서 전철로 한 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야트막한 산이다. 500미터에도 못 미치는 낮은 산이지만, 마의 산이라 불리며 등산가들에게도 두려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오르는 동안 풍경이 점점 투명해지고, 자신마저 투명해져 산에 삼켜진다고 한다. 당시 어리석었던 나는, 이 불가사의한 산에 오르면 따분한 일상이 뭔가 극적으로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이다.

저 산은 호기심 삼아 갈 산이 아니야, 상당한 각오가 없으면 위험해──

내가 등산하자고 해도 그 녀석은 거듭 그렇게 말했다. 준비를 소홀히 하지 않는, 주의 깊고 신중한 남자였다. ‘올라가 보지 않으면 모른다, 혼자라도 가겠다.’ 고집을 부리는 나를 따라온 그 녀석은 산속에서 자취를 감췄고, 나 혼자만 살아 돌아왔다.

거의 다 왔다. 곧 그 녀석을 놓친 지점에 도착한다.

“너, 혼자 온 거냐?” 새하얗게 흐릿한 풍경 속에서 유난히 또렷한 목소리가 들렸다. 틀림없다. 눈앞에 그 녀석이 있다. 나는 조금 긴장한 채 대답했다. “그래. 오랜만이네.” “말했잖아, 호기심으로 올 곳이 아니라고. 어두워지기 전에 돌아가.” “너도 돌아가는 거야. 같이.” “무리야. 이걸 봐.” 보라고 해도 녀석의 몸은 거의 투명해서 모습이나 형체를 분간할 수조차 없었다. 즉 그것이 답이었다. “그런 얼굴 하지 마. 난 내 의지로 이 산에 남는 거야. 뭐, 현실에 질려 있었던 건 나 쪽이었다는 거지.” 녀석이 웃는 기척이 느껴졌다. 보이지 않는 표정이 선명하게 떠오른다. 왠지 웃음을 참듯이 입술을 깨무는 버릇이 있는 남자였다. 눈앞의 안개가 싹 걷히고 주변 풍경이 또렷하게 보인다. 조금 전까지 트여 있던 정상으로 이어지는 길은 초목으로 깊이 뒤덮여 있었다. 마치 이 앞으로는 나아가지 말라고 말하는 것처럼. “줄곧 오지 못해서 미안해. 정말 미안했어……” 상공에서 새 울음소리만이 들려왔다.

___이 기획에 참여했습니다. (812자) #반투명하이킹

**출처:** [note 원문](https://note.com/mel9412/n/n72a7c5a49958)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5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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