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선사 옆골목의 돌담은 옛 모습과 변함이 없다. 하지만 주변의 상점들은 완전히 다른 풍경을 자아내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선사 수각불명은 이전과 똑같았다. 나는 수각불명 앞에서 손을 모았다.
가촌에서 오랫동안 영업해 온 음식점은 믿을 만한 제자에게 물려주었다. 인생을 함께 살아주신 아내분은 먼저 세상을 떠나셨고, 자녀도 얻지 못했지만, 요리사로서 한 사람의 인생을 살아간다는 일념은 있었다.
이제 와닿는 것도 없구나. 그냥 인생을 되돌아보고 싶어져서 오랜만에 법선사를 찾았던 거야.
그때, 스미가케후도노 옆에 끼인 한 장의 낡은 종이가 눈에 들어왔다. 손에 들고 펼친 나는 숨을 삼켰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마세요.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익숙한 글자들이었다.
아니, 그저 그렇게 생각했을 뿐일 수도 있겠지. 40년이 넘는 세월의 일이다.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을 리도 없겠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글자를 바라보고 있자니, 잊고 지냈던 기억의 깊은 곳에서 한 여성의 모습이 서서히 떠오르기 시작했다.
그것은 사십 년이 넘는 옛날 일입니다. 1965년의 쇼와 시대였습니다. 오사카에는 만국박람회로 들끓던 때였고, 저는 24살이었습니다.
일도 잡지 못하고, 가족도 없어 앞이 보이지 않는 날들을 보내고 있었다. 비를 피하러 들어간 법선사 옆쪽의 작은 카페에서, 나는 야쓰코라는 여성을 만났다.
대략 40대 초반이었을 텐데. 그녀는 아무 말 없이 따뜻한 커피를 내려주었다. 그 후 나는 그 가게를 계속 찾게 되었다.
일하는 데 실패한 날도, 미래를 고민하는 날도 세이즈는 침묵하며 이야기를 들어주었다.
너무 조급해하지 마. 넌 네가 가야 할 길을 따른다면 괜찮아.
그녀의 말에는 신비한 힘이 있었다. 직장을 그만두는 것을 고민할 때도, 그녀에게 등을 돌리게 하는 격려를 받으며 새로운 식당으로 이직했다. 그것이 바로 내가 요리사로서의 출발점이 되었다.
세이치코의 앞에서는 아무도 아닌 나 자신이 될 수 있었다. 어머니처럼 애처하기도 했고, 어쩌다 마주치는 한 조각에 한 여인으로서 마음을 빼앗기기도 했다.
그녀를 어떻게 부르는 것이 좋을지 몰랐고, 다른 사람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마음이 너무 복잡했다. 그녀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는 결국 알 수 없었다.
그렇다. 일도 순조로워져, 나는 보람 있는 하루하루를 보내기 시작했어.
그때였다.
어느 날, 세이고는 갑자기 사라졌다.
그 가게는 다른 가게로 바뀌었고, 동네 사람 누구에게 물어보아도 그런 여인이나 카페를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나는 살아가는 힘을 주었던 것이 사라진 슬픔을 느꼈다.
그뿐만 아니라, 그것을 잊으려고 더욱 요리사의 길에 빠져들었다.
저는 요리 분야를 묵묵히 걸어왔고, 자신의 가게를 열고 아내와 함께 살며 가게를 크게 만들었습니다. 고생도 있었지만, 제자를 키워 가게를 물려줄 수 있는 지점에 이르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즈코의 일은 종종 먼 옛날의 추억처럼 되살아났다.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로 그녀는 존재했을까.
젊은 날의 고독이 선사했던 꿈이었는지도 모른다. 오랜 세월이 흐를수록 기억은 희미해져 갔다.
그녀와 함께 보냈던 시간의 따뜻함만이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었다. 그래서 마지막으로 다시 한번 법선사를 방문해 보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손 안에 있는 메모를 바라보았다.
더 이상 망설이지 마세요. 여기에서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그 단어는 마치 먼 옛날의 세이치코의 목소리와 겹쳐 들렸다. 그때, 갑자기 아내의 얼굴이 떠올랐다.
상점이 잘 풀리지 않아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밤, 곁에서 조용히 기다려 준 아내. 재료 준비에 정신없이 바빠 귀가 늦어진 날, 아무 말 없이 따뜻하게 데워진 저녁 식사.
세이고와 아내는 서로 닮은 모습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그들의 눈 깊숙한 곳에 마치 같은 따뜻함이 느껴지는 듯했다.
나는 다시 메모를 내려다보았다. 누구의 글이었는지, 이제는 확인할 수 없다.
그 단어는 먼 옛날 세이지의 목소리에도 돌아가신 아내의 목소리에도 들려왔다. 내가 자신을 누군가에게 늘 지켜보던 존재였던 것은 아닐까.
흐릿한 눈앞에, 그 여자가 서 있었다.
옅은 색의 기모노. 살짝 목을 갸륵하게 젖히고, 낭만적인 제스처였다. 40년 전과 변함없는 세이코의 모습이었다.
당신 덕분에 제가 제 인생을 걸어왔다고요.
그 모습을 넘어선 곳에는 아내의 모습이 스쳐 지나갔다.
수가케 후몬의 배경에는 희미하게 두 여인이 미소짓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머리를 숙였다.
(완료)
존경하는 문예부 여러분께,
남아있는 메모들입니다. 마루야마 선생님께서 보내주신 메일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이건 정말 굉장한 일이야. 잊지 않도록 꼼꼼하게 기록해두는 게 중요해. 특히, ‘고양이의 숲’에 나오는 묘사들을 잊지 마. 잊지 않는다면, 우리는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거니까.”
마루야마 선생님께서는 2023년 1월 26일에 이 메일을 보내셨습니다. ‘고양이의 숲’을 읽고 나서 책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강조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책은 단순한 이야기 그 이상이야. 인간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어. 잊지 않도록, 다시 한번 읽어보면서 그 의미를 새겨봐.”
선생님께서는 저에게 ‘고양이의 숲’을 다시 읽어보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선생님의 말씀을 기억하며 ‘고양이의 숲’을 다시 펼쳐 들었습니다. 그때, 저는 다시 한번 그 책의 아름다움과 중요성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저는 선생님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메일을 보냈습니다.
“선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선생님의 말씀 덕분에 저는 ‘고양이의 숲’을 더욱 깊이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선생님의 가르침을 잊지 않고, 계속해서 책을 읽고 공부하겠습니다.”
다른 한 이야말로 읽을 수 있는 소설입니다.
작품 전체 안내소입니다.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18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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