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Mr. Q님의 이번 기획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존경하는 문예부에서 보내온 이번 주 주제는 “미개봉 택배 상자”입니다.
유통기한이 지난 예언서
금계수의 달콤쌉싸름한 향이, 오래된 양식당의 데미글라스 소스 짙은 김에 녹아 퍼져왔다. 야스구치 거리에서 한 블록 헤매어 들어간 골목길, 현관 장막을 걸고 한 세기가 된 ‘오쿠노세도 쇼테루’가 그곳에 자리 잡고 있었다.
숙성된 과실 같은 가을바람의 향기와, 타진 버터, 볶은 양파의 풍부한 보주 향기가 어우러진 아랫동네의 저녁 노을은 어쩔 수 없이 사람의 추억을 간지럽이지 않게 할 수 없다.
다름 전에, 바다 건너 AI 기업에 십 톤에 달하는 불량 재고를 팔고 난 직후라는데, 가게 뒤쪽에 있는 어두운 창고에는 아직 낯선 “개봉하지 않은 상자”가 하나,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아, 그거야. 20년 넘게 전에 세상이 종말이다, 새로운 세기다 뭐라 떠들썩할 때, 반품이나 마진 상품을 모두 모아서 가져온 채로 열어둔 잊고 있었던 상자였어.
계좌에서 나왔다는 할아버지가 아무 말 없이 말씀하셨다.
가무테시는 갈색으로 변색되어 굳건히 마르지 않았다.
가위의 날을 쓸어내려 25년이 넘는 시간 동안 외부 공기를 들이쉬지 못했던 판지 상자를 뜯어냈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 출판된 책들의 모음이 있었다.
판매 실적 증서마저 겹쳐진 채로, 문자 그대로 “누구의 눈에도 닿지 않았던 지혜와 공포”의 결정체인 것이다.
어쩌다 보니 가장 위에 있는 책을 손에 들고, 그 기괴한 표지와 띠지의 문구를 읽다가 저는 갑자기 “하하” 웃음을 터뜨리고 말았습니다.
1999년 7월, 인류는 완전히 멸망한다! -- 노스트라다무스 최종 해독
끔찍한 거인으로부터 생존하기 위한 최종 피난 지침
2000년 문제(Y2K)로 인해 세계 금융과 인프라가 모두 멈추는 날
정말 기이하고 부자연스러운 결과물이라니.
인류가 멸망할 예정이었던 1999년 여름부터, 벌써 반세기가 넘게 흘렀다. 하늘에서 공포의 왕이 내려오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여전히 이 낡은 동네 창고에서 허리 부상을 조심하며 상자를 정리하고 있다.
그 아래에서는 종말을 살아남아 목젖을 완전히 지나간 인류가 갑자기 자신감을 드러내며 2000년대 초반에 쓰여진 미래 예측서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2020년, 종이책과 서점은 완전히 사라질 것이다.
다가오는 시대에 컴퓨터로부터 절대 빼앗을 수 없는 유일한 직업은 무엇일까요?
너무 씁쓸하기 그지없네.
실제 책이 사라지는 것과는 달리, 얼마 전만 해도 일본의 고서에 잠든 지식과 표현의 가치를 높게 평가한 미국의 벤처기업이, 무려 열 톤에 달하는 책들을 “무게”로 구매해 갔다.
상자 바닥에는 ‘마야 캘린더가 보여주는 2012년 인류 멸망의 진실’이라는 책들이 마치 무덤처럼 나란히 놓여 있었다.
그 시절에는 누구나 진지하게 두려워하며, 시대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다고 생각하며 경쟁적으로 사들이던 단어들이었습니다. 하지만, 개봉되지 않은 채 시간이 흘러 지금となって는, 모두 다 훌륭하게도 유통기한이 지나 버렸습니다.
세간의 사람들은 늘 “미래를 아직 보지 못했다”는 것을 엿보려 애쓰면서 새로운 상자를 열고 싶어 한다.
세계의 종말이다 라며, “싱귤래리티”라는 말을 떠들어대고, 예언이 빗나갔다는 것을 쿨쿨 잊은 채, 몇 년 후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적도 없는 것처럼 다음 “새로운 공포와 희망”으로 뛰어들어가 버리는 것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자.
정말로 가치가 떨어지지 않는 것은 이렇게 낱개봉 상태로 잊혀진 “최신의 예언”이 아니라, 손에 닳아 굳은 채 여러 세대에 걸쳐 읽혀져 온 백 년 된 고전이나 이름 없는 수필이 아닌가.
저기, 그 상자도 다음 골판지 수거 때 버릴 건데, 아니면 AI 업체에 보내는 건데?
할아버지 목소리에 저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렇게 화려한 종말 예언이나 미래 예측을 최첨단 데이터 센터에서 작동하는 AI에 학습시키면 “인류는 이미 세 번 멸망했다”라는 것을 착각하고 지혜 열을 내면서 엉망이 되어버릴 수도 있겠어. “그만해야겠어.”
저는 새로나온 책들이 낡은 책으로 변해버린 예언서들을 조심스럽게 상자에 다시 넣고, 새로운 테이프를 사용하여 다시 꽉 닫았다.
마법 펜을 손에 들고 상자 윗면에 ‘세기말 인류의 사랑스러운 엉뚱한 모음집 (개봉 금지)’이라고 썼다.
창밖에서는 양식당 프라이팬이 연주하는 경쾌한 소리와, 고소한 소스의 향기가 가을 바람에 실려 온다.
세상이 끝나는 것을 걱정하기보다는 오늘 저녁 저녁 메뉴의 함박 Steak가 품절되지 않을까 걱정하는 것이 훨씬 건강하다.
저는 그 상자를 창고 안쪽 가장 깊숙이 밀어 넣고, 손을 펴서 만족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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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23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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