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개봉하지 않은 상자님께.
당신은 세 전부터 내 방에 있었군요. 다락방 구석이 아닌 침대 옆에 있었습니다. 손을 뻗으면 만질 수 있는 곳이었죠.
아침에 눈을 뜨고 안경을 찾을 때도, 일에서 돌아와도,
잠 못 드는 밤에 침대에 앉을 때도 당신은 항상 그곳에 있었습니다.
몇 번이나 당신에게 말을 걸었던 밤도 있었습니다. 몇 번이나 당신을 응시한 채 아침을 맞이했던 밤도 있었습니다. 몇 번이나 당신을 적셨던 밤도 있었습니다. 당신은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한 번도 당신을 열지 않았습니다. 그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몰랐던 것이 아닙니다. 대략적인 것은 알고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함께 본 영화의 반쪽 티켓이거나. 예를 들어, 자주 사라지지 않았나 생각할 정도였던 머그컵이거나. 예를 들어, 돌려받지 못했던 문학 전집이거나. 예를 들어, 여행지에서 너무 흥분했던 사람이 산 키ホルダー가거나.
자, 열어보려고 노력했는데도 기억이 나지 않을 만큼입니다. 분명 그런 것들만 가득하죠. 그런 것들만 가득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한 번도 당신을 열지 못했습니다.
비밀이란 건 없습니다. 비밀에 두려워했던 건, 제가 스스로였을 겁니다. 상자를 여는 게 무서웠습니다. 항상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다릅니다. 상자를 열어본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이 두려웠던 거죠. 세 전년이 끝나는 것을 두려워하며. 당신을 열지 않으면서, 그 날을 닫아두었던 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을 거예요.
오늘, 당신이 마음대로 열어버렸습니다. 이사 것도 아니고, 대청소도 아닙니다. 그냥 조금 움직여보고 싶었을 뿐이었습니다.
책을 들어 올리는 순간, 읕, 하고 축축하고 불쾌한 소리가 났다. 세 년의 시간이 무거움에 견디지 못하듯, 바닥이 조용히 빠져나갔다. 흩날린 먼지가 낮의 햇빛에 섞이며, 책과 작은 물건들이 바닥으로 흩어져 버렸다.
저는 당황하여 엎드려 버렸습니다. 그 때, 한 통의 편지 봉투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제 이름이 적혀 있습니다. 익숙한 글자였습니다. 약간 힘이 들어간, 크기가 큰 글자였습니다. 깜짝 놀라 숨이 멎을 뻔했습니다. 세 년 만에 보는 그 글자였습니다.
편지를 줍는 순간, 상자 옆면에 작은 종이가 붙어 있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접힌 부분이 살짝 있는 그 종이에는 큼지막한 글씨로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열릴 건가요?
잠시 웃음을 터뜨리며, 편지 봉투와 종이를 비교하면서 미끄러져 내린 안경을 손가락으로 들어 올렸습니다.
그때, 또 다른 한 장의 종이가 시야에 들어왔다. 상자 안쪽이었다. 끈적한 테이프로 단단히 붙어 있는 그 종이에는, 이전보다 훨씬 더 크고 굵은 글씨로,
열지 마!
그것은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저는 소리를 내며 웃었습니다. 세 년 만에 이렇게 웃은 적이었습니다.
정말요. 어느 쪽을 원하는 건데요. 열어서 보여주길 원하시는 건가요? 열어서 보여주지 않길 원하시는 건가요?
여전히 그랬습니다. 바닥에 흩어진 짐들 가운데서 저는 잠시 동안 웃었습니다.
마침내 봉투를 잘라 열었습니다. 봉투 안에는 수많은 편지가 들어 있었습니다.
더욱 특별한 내용이 담겨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다르게 나타났습니다.
함께 본 영화에 대해 이야기했거나. 내가 중간에 잠들었던 것을 아직 곱씹고 있거나. 답장 늦었던 문고본에 대해 이야기했거나. 다음편은 제대로 읽었는지 물어뜯고 있거나. 여행지에서 산 키ホルダー에 대해 이야기했거나. 그거야 기념품이 아니라 내가 갖고 싶었던 것뿐이었다고 고백했거나.
그런 식으로만 있었던 거지.
그리고. 자주 깨지곤 했던 그 머그컵도 그랬다니.
편지 속 당신은 조금 자랑스럽게 그것을 고백했습니다. 제가 깨닫기 전에, 순간 접착제로 붙였다고. 그래서 감사해야 한다고.
저는 순간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편지지를 뜯는다. 또 한 장. 아침부터 저녁까지, 그리고 또 한 장.
마지막 부분에서는 글자가 약간 흐릿했습니다.
만약 누군가와 영화를 보러 간다면 엔딩 크레딧까지 함께 지켜봐 줘. 내가 옆에 없으니까.
자, 다음 행에 번역문을 출력합니다.
만약 누군가와 함께 살게 된다면 새로운 머그컵을 사도 괜찮지만, 버리면 안 돼요. 그렇게 열심히 수리했으니까요.
저는 웃었습니다. 그 얼마 후에, 조금 울었던 것 같습니다.
더 읽어 내려가면 부록이 있었습니다.
덧붙임. 넌 내 것뿐이야. 잊으려고 할 때 꿈에라도 그럴 거 같아. 그럴 때는 포기해 줘.
정말. 마지막까지 네 본래 모습이었어.
착한 척 하는 건가요? 악한 척 하는 건가요? 등을 밀어주고 싶은 건지, 붙잡고 싶은 건지에 아직도 잘 모르겠습니다.
바깥은 완전히 어두워져 있었다. 마지막 편지를 읽어낸 나는 웃었다. 울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도 몰랐다. 다만, 렌즈가 젖어 앞이 잘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마지막 한 줄은 놓치지 않았습니다.
정말, 지금 제 마음을 적으려고 했는데, 눈 앞에 있는 상자 너머로, 그 날의 당신에게 말을 걸고 있는 것 같았어요.
미개봉의 박스님. 세 년간, 고마웠습니다.
너도. 또 봐.
다들 안녕하세요!
최근 문예부에서 기획에 참여하게 되어 정말 즐거웠습니다.
이번 기획은 여러분이 쓴 단편 소설을 모아 콘테스트 형식으로 발표하는 것이었습니다.
참가자분들은 각자 개성 넘치는 작품을 써주셨습니다.
그 중에는 유머러스한 작품, 감동적인 작품, 그리고 조금은 신기한 작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있었습니다.
특히 인상 깊었던 것은 〇〇 선생님이 쓰신 ‘별 그림자의 시’라는 작품입니다.
밤하늘을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풍경 묘사와 주인공의 마음 갈등이 섬세하게 묘사되어 정말 훌륭했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이 작품은 저의 인생 경험과 우주에 대한 동경이 섞인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말씀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콘테스트 발표회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여 활기찬 분위기였습니다.
작품을 읽은 사람들의 따뜻한 박수와 격려의 말에 참가자 일동이 감동과 기쁨으로 가슴이 벅찼습니다.
이번 기획을 통해 여러분과 함께 작품을 만들고 발표하는 소중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문예부에서 다양한 기획에 참여하고 싶습니다.
여러 분도 적극적으로 기획에 참여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주최측 Mr. Q 님, 이번 주제도 멋진 것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까지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도 깊이 감사드립니다.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27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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