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방에는 열어 보지 않은 택배 상자가 하나 놓여 있다.
귤 상자 정도의 크기로 모서리 한 곳이 움푹 들어간 상태입니다. 측면에는 검은 마직으로 “아けないで”라고 쓰여 있습니다. 제 글씨입니다. 오른쪽으로 쓰면서 “나”의 결기가 어찌나 크든지, 어릴 때부터 고쳐본 적 없는 습관이 있는 글씨체입니다.
단지, 그 기억이 없는 거예요.
지난 10년 동안 네 차례나 이사했다. 처음에는 대학 기숙사에서 나올 때였고, 짐을 싸고 정리한 방 구석에, 마치 그게 항상 거기에 있었던 것처럼 발견했다. 너무 피곤했기 때문에, 내가 직접 포장했던 것을 잊은 것 같았다.
하지만 두 번째 이사할 때, 나는 그것을 짐에 넣지 못했다. 넣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열쇠를 받아 신주(新居)의 문을 열고 보니, 아무것도 없는 여섯 평방미터 안쪽에, 툭하고 놓여 있었다. 부동산 업체는 “앞쪽에 잊어버린 물건인가요?”라며 어깨를 으쓱했다. 모서리는 움푹 들어 있었고, 측면에는 내 글씨가 새겨져 있었다.
그 이후로는 어디로 이사해도 똑같았다. 무사의 트럭보다 먼저, 그것은 새로운 방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신기하게도, 버리려던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들어오지 마”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니, 열지 않는 것이 좋았습니다. 제가 쓴 글씨로 그렇게 요청받았을 때, 어찌나 반항심이 들지 않았던지요.
걱정스러웠던 것은 무게였다. 새로운 방에 들어갈 때마다, 나는 그것을 옷장 안으로 밀어 넣었다. 첫 번째 방에서는 한 손으로 들 수 있었다. 세 번째 방에서는 끌고 가는 수밖에 없었다.
반년 전, 사키와 두 사람이 이 방으로 이사 왔다.
문을 열자, 역시 그것은 방 중앙에 놓여 있었다. 사키는 “누구의 짐인가?”라고 웃으며 말했다. 두 사람이 힘을 합쳐 옷장까지 옮긴 후, 그녀는 손바닥을 굳게 쥐고 있었다.
저기, 안에 뭐가 들어 있는지 말해줘. 모르겠어. “모르겠다고 하면 무슨 말이야?” 열어서 보자. 안 돼.
나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강한 목소리가 나왔다. 사키는 어깨를 으쓱하며, 그 외에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가끔 혼자서 옷장 앞 의자에 앉아 있는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어느 날 밤, 옆집에 살던 사키가 내 팔을 잡았다.
저기, 저 안에 소리가 들려.
귀를 기울여보니, 확실히 들렸다. 삐, 삐비, 얇고 끊어지는 소리. 끈적한 껌테이프를 조금씩 뜯어내는 소리와 비슷했다.
그냥 착각이야.
나는 뒤척하며 잠자리에 누웠다가 눈을 감았다.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는 것을, 왜인지 알고 있었다.
다음 날 아침, 사키가 없었다. 지갑과 현관 앞 운동화도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전화를 걸자 눅눅한 벨소리가 울렸다. 방 안의 소리 같았지만, 마치 아주 멀리 있는 듯했다. 확인하기도 전에 소리가 멎었다.
전 애인들도, 전 전 애인들도 다 이렇게였던 것 같다. 싸움은 없었지만, 어느 날 아침에 갑자기 사라졌고, 나는 어찌하여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여서, 얼마 지나지 않아 이사했다.
수납장을 열었다. 상자 아래에서 바닥이 약간 솟아오른 채로 보였다. 끈끈이 테이프가 한 장 더 붙어 있었다.
아깝지 않게.
아래에는 둥글고 익숙하지 않은 글자가 있었다.
기다려
얼굴을 가까이 들여다보니, 그 아래에도 희미하게 번진 글자가 두 줄 있었다. 흐릿하고 거의 지워진 듯한, 각각 다른 필체의 “아けて” 두 글자.
어느 글자에도 익숙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옷장 문을 닫았다.
다음 달에 다시 이사할 계획이야. 다음 방에도 분명히 미리 배송되어 있을 거야.
후기
마지막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경서문회 “미개봉의 판지 상자”에 참여한 Mr. Q님의 작품입니다.
이사해도 열지 않고 계속 가지고 다니는 상자. 그런 가까운 것들로부터 이 이야기를 쓰게 되었습니다.
읽고 느꼈던 점이나 마음속에 남은 장면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본 기획의 시초를 담은 원제 기사입니다.
다른 기사나 작품은 이 잡지에 모아놓았습니다.
가족과의 일상과 AI를 통해 느낀 감정.
저를 읽고 난 후, 저는 갑자기 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질문에 직면했습니다. 에스메의 이야기는 저에게 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제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진정한 욕구를 추구하는 것의 소중함을 알려주었습니다.
에스메는 자신의 과거 트라우마와 마주하고 그것을 극복함으로써 자신만의 성장과 변화를 이루어냈습니다. 그녀의 삶은 저에게 어려움에 맞서고, 제 약점을 인정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의 경이로움을 보여주었습니다.
에스메의 이야기를 읽고 저는 제 인생을 더욱 깊이 이해하고, 제 가치관을 명확히 하는 것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제 인생을 마음과 솔직하게 살아가는 것의 소중함을 배웠습니다.
창작 기획 아이디어에서 비롯된 작품들.
이 기획은 2018년 11월에 발표된 ‘별신과 달’에서 영감을 받은 이야기입니다. ‘별신과 달’이라는 SF 소설을 주제로 독자 참여형 기획이 진행되었으며, 기획의 목적은 별신과 달을 읽고 세계관을 깊이 이해하며, 독자들 간의 교류와 창의성 증진을 도모하는 것이었습니다.
기획에는 소설의 각 장을 소재로 한 단편 소설 투고와, ‘별신과 달’을 모티브로 한 일러스트, 음악, 게임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이 접수되었습니다. 특히 독자 투고 단편 소설은 별신과 달의 세계관을 능숙하게 해석하고 독자적인 해석을 더한 작품이 많아 높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기획을 통해 독자들은 ‘별신과 달’의 매력에 다시 한번 매료되었고, SF 소설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또한 기획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자의 창의성을 발휘하여 새로운 재능을 꽃피우는 경험을 얻었습니다.
단편, 연재, 2차 창작 등의 이야기
이야본상다|소설·창작 작품집
안녕하세요, 여러분. 여기도 함께 해주세요.
아오와 가족의 자기소개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24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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