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 업무를 마치고 일상이 돌아왔다. 이번 주부터 다시 일주일에 한 번은 일기를 써보려고 한다. 오히려 거의 매일 뭔가 적지는 않았지만, 사람들에게 보여줄 만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비공개로 해왔다. 이렇게 하면 공개해도 되는 일기를 써보자. ―『범』2025년을 나타내는 한자라는군. 확실히 가을부터 연일 곰 관련 뉴스가 보도되고 있었어. 주요 출몰 지역은 동북 지방이지만, 일본 위즈비즈는 산으로 둘러싸인 땅이라 무시할 수 없는 관심사였지. 다만 『미』로도 충분했을 텐 싶기도 해. 쌀 가격 폭등, 令和의 쌀 혼란, 그리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의 다양한 행보. 많은 사람들에게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쌀 관련 뉴스도 많았다고 느껴져. 과연 2026년은 어떻게 될까. 중일 관계, 미국의 영토 확장 암시 발언, 그리고 전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긴장감──……이렇게 조금 과장된 내용을 적어보았지만, 자신 정도의 수준을 생각하는 건 어쩔 수 없겠지. 그렇다면 개인적인 “지난해의 한자 한 글자”를 생각해 보자. 2025년에는 무엇을 했을까. 매년 목표는 “건강이 최우선”이니까, 특별한 일이 있었던 것 같지도 않네. 2024년에 시작한 트레이닝도, 새로운 취미도 생긴 게 아니니까… 음ー… 고민하며 노트 쓰기를 멈추고, 읽지 못한 책에 손을 뻗는다. ―“이 소설, 결말이 되니까 흥미진진해지는 거네”라며 페이지를 훑어 나간다. 아, 그거야.
독서의 계절이라고 부르지는 않았지만, 지난 가을쯤부터 종이 매체에 대한 글을 읽고 싶은 욕구가 급격히 높아졌다. 아내가 책을 빌려오고 싶다고 해서 도서관에 함께 가면서 일어난 일이었다. 그때 빌린 것이 바로 아동 문학 『카메군과 이모리군 작은 비 내음』인데, 표지가 너무 예뻐서 손이 가게 된 책이었다. 서로 어긋난 상황에서도 변치 않는 카메군과 이모리군의 우정을 그린 이야기였다. 한 시간 정도 만에 읽어 낸 데다, 종이를 넘기는 느낌과 “읽어 낸”다는 실감이 마음이 편안해지는 바람에, 그 순간부터 완전히 ‘책’에 빠져들었다.
森見登美彦의 소설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작품, 히노 케이타와 와카바야마 마사타케의 에세이, 미야케 카호의 신서나 실용서 등—약 3개월 동안 무려 19권의 책을 읽었다. 지금까지의 삶에서, 틀림없이 가장 많은 책을 읽은 기간이었다. 왜 갑자기 독서량이 늘어난 걸까. 이유는 단순하다. ‘지’의 가치를 다시 깨달았기 때문이다. 마치 내가 전자책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인 줄 알았다. 공간을 차지하지 않고 언제든 읽을 수 있다는 이유로 전자책을 자주 샀지만, 중간에 읽기를 멈추거나, 읽을 끝까지 해도 내용을 거의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 점을 고려하면, 종이책은 달라요. 같은 작품이라도 훨씬 재미있게 느껴지고, 페이지를 넘기는 행위 자체가 즐거워요. 시 bookmark을 끼운 책을 옆에서 보면서 “이 정도로 읽었구나” 하며 성취감을 느끼는 것도, 독서의 즐거움 중 하나라고 생각해요. 책은 자신의 내면에서 놓쳤던 부분을 깨닫게 해주거나, 새로운 지식을 주거나, 단순히 웃게 해주기도 하죠. 싫어했던 줄 서서 기다리는 시간도, 독서를 하고 있으면 괴롭지 않게 느껴졌을 거예요. 독서라고 생각하면, 혹시 독서가 최고일지도 몰라요.
지금도 소설을 마치 갓 읽어낸 직후이고, 에세이를 시작하려 한 참이다. 유머가 가득한 내용에 능글맞게 웃으면서도, 벌써 다음 무엇을 읽을지 고민하는 나 자신이 있다. 정말 좋아하는 에세이를 또 한 권 읽을까. 아니면 한 번 실용서를 곁들일까. SF 소설에 도전하는 것도 좋고, 명작이라 불리는 옛날 미스터리도 놓을 수 없다. 2026년에는 “건강이 최우선”이라는 말도 여전히 변함없이, 또 한 권 “연간 50권”이라는 목표를 책장 한 켠에 살포시 잊어버려두자. 아, 이 세상은 읽고 싶은 책으로 가득하다.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5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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