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마케팅]기대 버리기 연습(마케터는 마법사가 아니다 13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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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 자유게시판
> 작성자: tachikoma43
> 작성일: 2026-09-15T11:57:24.195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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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 버리기 연습

친하다고 생각했던 어느 출판사 대표와 함께 잠시 동안 함께 일을 했었던 적이 있었다. 수 년 동안 한 달에 한두 번 소주잔을 기울이며, 출판계부터 사적인 수많은 얘기들이 오고 갔었기에 그렇다고 생각했었다. 아니 그렇다고 착각을 했었다. 오랫동안 크게 성장하지 못하고 있는 작은 출판사를 운영하고 있는 000대표는 베스트셀러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출판사의 마케팅 팀장에게 무언가 특별한 것이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우리는 함께 일한 지 단 석 달 만에 서로를 심하게 부정하며 헤어지게 되었다.

그 회사의 매출은 그리 높은 편이 아니어서 내가 그 회사에 들어간다고 해도 크게 매출에 대한 부담감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사실 그 정도 매출은 책 한 두 권만 어느 정도 성공해도 되는 매출이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지금까지 다닌 회사에서 수도 없이 보아왔던 일들이기에 크게 걱정할게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회사에서의 나의 계획은 그곳에 편하게 다니면서, 여러 가지 출판 기획에도 도움을 주고, 천천히 회사 매출을 올려 가면 될 것이라고 편하게 생각했다. 그러나 대표는 생각이 달랐다. 나 스스로 연봉을 20%나 줄여서 간 곳이었지만, 대표에게는 그마저도 큰 부담이 되었고, 하루하루 몹시 힘들어 하고 초조해 하였다. 이제 새로운 마케팅 팀장이 왔으니, 뭔가 빨리 엄청난 변화가 올 것 이라고 내심 기대를 했던 것 같다. 그러나 나는 그 마음을 알지 못했고, 잠시지만 너무도 태평한 나날을 보냈으며, 책도 직접 기획해서 쓰고 출판까지 했다. 하지만 알 수 없이 점점 불편해지는 대표와의 관계를 의아해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내게 당장 나가라는 대표를 진정시키며, 하던 업무는 끝까지 마무리는 하고 가겠다고 설득을 했다. 이미 계획되어진 행사들이 많이 있었고, 대표 혼자서 모두 진행하기엔 벅찬 일들이었다. 당장의 내 감정보다는 이상하게도 안쓰러운 생각이 더 들었다.

마케터는 마법사가 아니다. 마케터는 도서를 상품으로 생각하고, 가장 상품성 있는 시장의 정보를 알려주고, 가장 상품성 있게 포장하려고 조언하며, 가장 상품성 있게 설명하려고 하고, 가장 좋은 진열대에 진열하려고 노력 할 수 있을 뿐이다. 불행 중 다행으로 한 달이 조금 안되어서 다른 회사로 들어가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첫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좋은 대우를 받게 되었다. 짧은 3개월 이었지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 뒤부터 회사에 새로 들어온 막내가 있으면 늘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 생겼다.

‘나는 그 어떤 것도 너에게 기대하지 않는다. 그러니 초조해 할 필요도 없고,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어서오세요. 편집장님. 자 그럼. 2020년 신간 계획 자료 회의를 시작 하도록 하겠습니다.”

“2020년에 출간 할 수 있는 24종에 완성된 원고가 있습니다. 그리고 플랜B로는 현재 진행 중인 10종의 추가 원고도 있습니다.”

“편집장님, 저희가 지금 예측한 판매 수량으로 내년 매출을 잡았을 때, 내년 매출 목표 대비 20% 정도가 부족합니다.”

“팀장님. 000저자 책을 마케팅으로 좀 밀어서 매출을 올려보면 어때 요? 그 책에 기대를 걸어보죠. 전작 판매량도 좋았으니까. 좀 나가지 않을까요? 더 좋은 대안은 없는 것 같은데요.”

“000저자 판매량이 높은 건 사실이지만, 매년 30% 씩 판매량이 줄고 있습니다. 내년에도 30% 정도 줄어든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 합니다. 막연하게 그 저자에게 기대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좀 더 구체적이고 명확한 대안이 있어야 합니다.”

“그걸 누가 모르나요? 하지만 다른 대안이 없으니 드리는 말씀이죠.”

“그럼, 플랜B로 진행 중인 10종의 도서 중에서 가장 가능성이 있는 3 권에 도서를 추가로 출간하도록 하시죠. 편집부가 추가적인 업무 진행 이 어려우니 외주를 써서 진행하도록 하시는 게 좋겠네요. 다소 비용 은 들겠지만, 그렇게 되면 전체 매출도 오르고, 3권 중 1권만 베스트 에 진입해도 목표는 충분히 달성 할 것 같습니다.”

“네. 그럼. 팀원들과 검토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나 무엇인가에 하는 기대는 옳은 것일까? 내 기억으로 기대하던 영화는 실제로 보면 늘 재미가 없었다. 오히려 기대하지도 않았던 영화가 기대보다 재미있을 때 더 굉장하게 느껴졌었다. 무언가에 대한 막연한 기대는 생각보다 큰 간격을 만들지도 모른다.

‘이러다가 안 되면 어쩌지? 망하면 어쩌지?’라는 기대보다는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 기대에 못 미치는 자식이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부모이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남편이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아내이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친구이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상사이거나, 기대에 못 미치는 인생이었기에, 나에 대한 기대가 내게 얼마 불편한 일인지 잘 알고 있다. 조금 더 진취적인 삶을 위해서라도 기대를 버리는 연습이 필요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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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cafe.naver.com/ca-fe/cafes/12093390/articles/86942
작성자: 새로운바람 · 2019-11-15 12:0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