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판마케팅] 위기의 출판사를 구하는 법(마케터는 마법사가 아니다 10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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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판: 자유게시판
> 작성자: tachikoma43
> 작성일: 2026-09-15T11:57:24.290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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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출판사를 구하는 법

출판사는 각기 다른 사이즈의 사이클이 존재하는 것 같다. 수많은 출판사들이 베스트셀러로 인해 잠깐 동안 잘 되었다가, 다시 몇 년 뒤에는 언제 그랬었나 싶을 정도로 많이 어려워지기도 한다. 출판사가 위기에 처해 어려워지면, 출판사 대표는 당연하다는 듯이 인건비를 절감하기 위해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평상시에 자주 말대꾸 하던 넘, 회식날에 불참하는 넘. 맨날 5분씩 지각하는 미스 김, 일도 못하면서 불만 많은 오과장 순으로 짤 릴 것 같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다. 연봉 높은 순이 가장 먼저고, 불필요한 인원이 아니라 매출 대비해서 팀의 과잉 인력이 있는 팀이 우선이 된다. 그런데, 예외적인 데가 있다. 대표는 씨앗을 가져오는 편집부만은 아예 쳐다보지도 않는다. 왜일까? 나만 궁금한가?

보통은 숫자로 실적이 전혀 보이지 않는 홍보팀이 1차 타깃이고, 그 다음이 마케팅팀이다. 물론 연봉이 제일 높은 팀장이 우선적으로 위험하다. 전적으로 내 생각과 추측이지만, 대표는 깊게 고민을 할 것이다. 팀장을 처리할지, 아니면 팀 밑에 직원 2명을 처리할지 말이다. 팀장이 실무를 많이 하지 않는 본부장급이라면 고민할 필요도 없겠지만, 팀장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고민이 될 것이다. 대표의 선택에 따라 인사발령이 나고, 멋진 이름을 가진 새로운 팀이 생긴다. 짜잔 ‘특판팀’. 실적이 나오기 어려운 팀이기 때문에 성과가 없어서 누구라도 오래 버티기는 힘들 것이다. 만약 그 팀이 회사에 꼭 필요한 팀이었다면, 예전부터 있었겠지. 된장.

“김팀장님, 잠시 얘기 좀 해요.”

“네. 말씀하시죠. 0부장님”

“아~ 어떻게 말씀 드려야지...... 대표님이 어제 부르셔서 회사 경영이 너무 어렵다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아무래도 인건비를 줄여야 할 것 같다고 하시면서 마케팅부 인원을 4명에서 2명으로 줄여달라고 하시네요. 회사에서는 퇴사하는 사람들에게 해 줄 수 있는 건 다 해준다고 하세요. 3개월 급여 무상 지급부터 최대한 말입니다.”

“흠. 무슨 말씀 하시는지 잘 알겠습니다. 그럼 이 사안에 대해서 이번 달 말까지 결정하면 되겠네요?”

“네. 그럼 정리되면 다시 얘기해요”

지금까지 출판사를 다니면서 처음 겪는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드라마에서는 자주 봤었는데, 실제로 내가 직접 경험하니 심장이 막 뛰었다. 알 수 없는 분노와 밀려오는 두려움을 잠시 누르고 생각해 보았다. 물론 마케팅 팀장으로 매출 감소로 인해 이런 일이 일어날지도 모른다고 조심스레 느끼고는 있었다. 그래서 최근에 어떻게든 매출을 성장시키기 위해 편집장과 머리를 맞대고 매일 회의를 해봤지만, 특별히 뾰족한 수가 없었다. 그런데, 염려하던 일이 터지고 말다니. 계속해서 한숨을 쉬다가 한숨으로 땅이 꺼질 수 도 있겠다 싶었다. 당연히 두 명 중에 한 명은 나여야 한다. 우선 내가 책임자고, 나름 고연봉자이며(팀원대비), 팀원보다 재취업이 쉽고(잘못된 생각이었음) 등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런데 또 한명은 누구로 하지?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지만, 얼른 지우개로 지웠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약속된 시간은 눈치 없이 빠르게 흐르고 있었다. 멍한 생각을 이어가다 이내 생각을 정리하고 대표님과 독대를 하였다.

“어서와요. 김팀장. 점심은 잘 챙겨 먹었어요? 할 말 있다고 했지?”

“네. 이번 구조조정 건에 대해 드릴 말씀이 있어서 왔습니다.”

“알아요. 선택하기 쉽지 않다는 거. 나도 요즘 회사가 어려워서 밤에 잠도 잘 못자고 있어요. 이러다가 회사 문 닫는 게 아닐까? 해서 걱정이 되요. 나도 어렵게 결정한 일이니까. 김팀장이 좋은 쪽으로 생각해 주길 바래요.”

“먼저, 마케팅팀 팀장으로서 대표님이 이런 결정을 하실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든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면, 여러 가지 타당한 이유로 제가 그만 둬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김팀장. 자네가 팀원 1명과 함께 초심으로 돌아가서 다시 해 줄 수는 없겠어? 그게 내가 듣고 싶은 말이야.”

“그럼 제가 이 회사에 다닌다는 가정으로 한 가지 제안을 드려도 될까요?”

“그래요. 말해봐요.”

“제가 특판팀을 만들겠습니다. 마케팅팀을 2명씩. 2개로 나누고, 0과장과 0대리가 기존에 하던 마케팅팀을 담당하고, 저와 0사원은 특판팀에서 저희 연봉 이상으로 매출을 만들어 보겠습니다.”

“간부 회의하게 모두에게 전달해 주세요”

“자. 김팀장이 마케팅팀을 마케팅팀과 특판팀 2개의 팀으로 만들어서 운영하겠다고 합니다. 여러분들의 의견을 말씀해 주세요.”

“이편집장입니다. 김팀장이 왜 그런 선택을 할 수 밖에 없었는지는 잘 알지만, 2마리 토끼를 잡는 격이지 않을까 염려됩니다.”

“김부사장입니다. 마케팅팀을 0과장이 끌고 간다는 것도 사실 많이 걱정 됩니다. 과연 문제없이 잘 할 수 있을까요?”

“먼저 마케팅팀의 0과장은 저와 3년 동안 함께 일하면서 저에게 엄청난 걸 배우지는 못했습니다. 왜냐하면 0과장이 무능한 게 아니라, 제가 일하는 방식이 상당히 단조롭기 때문입니다. 그 단조로운 반복을 3년 동안 했기 때문에 0과장이 마케팅 팀장을 맡아서 해도 크게 문제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같은 회사에 있으니 함께 상의하면서 운영하도록 하겠습니다. 또 우리 출판사의 인재 양성을 위해서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박이사입니다. 그건 그렇고, 특판팀에서 어떻게 매출을 만들겠다는 거죠?”

“특판팀에서는 우선적으로 기업체 도서 납품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대기업에서는 직원들의 역량개발 차원에서 ‘고려아카데미’와 같은 교육업체라는 곳을 통해 ‘독서통신교육’이라는 걸 하고 있습니다. 교육업체는 도서를 선별해서 독서 교육 과정을 만들어 도서와 함께 납품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먼저 교육업체를 통해 매출을 만들어 보도록 하겠습니다.”

“자. 그럼 김팀장의 의견을 존중하기 때문에 6개월의 시간을 더 기다리도록 하겠습니다. 6개월 동안 마케팅팀에서 문제가 생기거나, 특판팀에서 약속했던 매출을 달성하지 못하면, 회사가 결정한대로 따라주셔야 합니다. 이상 회의를 마칩니다.”

회의가 있은 지 한 달 동안 여기저기 열심히 뛰어다니며 힘들게 노력했지만, 아무런 성과도 없이 머리만 아파왔다. 그러던 중 우연히 알게 된 따뜻한 마음을 가진 저자에게 별 기대 없이 고민을 털어 놓았다.

“제가 이번에 특판팀을 만들었습니다. 그래서 기업에 도서를 납품해서 두 사람 연봉 정도의 매출을 만들어야하는데, 능력은 없고 정말 걱정입니다. 선생님 어떻게 해야 될까요?”

“김팀장님. 처음부터 큰 걸 하겠다고 생각하지 마시고, 작은 것부터 실천하세요. 팀장님. 혹시 10부정도의 납품은 당장 하실 수 있으세요?”

“네!? 10부요? 그거야 할 수 있지만......”

“우선 작은 부수도 좋으니 시작하세요. 그리고 우리 다시 이 문제에 대해서 얘기 해봐요.”

‘아 뭐지? 그냥 대답하기 싫으니 대충 둘러대는 건가? 뭐 10부? 원래 저런 분이었나?’

어차피 별다른 대안도 없었기 때문에, 우선 10부를 목표로 세우고 다시 거래처를 돌았다. 어렵지 않게, 아주 잔잔하게 여러 곳에서 매출을 만들었다. 먼지처럼 가벼운 매출을 보며 자꾸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이게 모이니까 제법 돈이 되었다. 특판팀 사원 급여 정도는 되는 듯 했다.

‘흠. 이제 내가 나가면 모든 게 해결 되겠네. 이직이나 알아볼까?’ 그런데. 이상하게 흥미가 생기기 시작했고, 서둘러 이곳저곳 다시 전화를 돌렸다. 그러다가 마침 교육업체 미팅을 가는 후배가 있어서 부끄러운 얼굴로 따라가기로 했다. 새침한 담당자와 인사를 하고 죄스럽게 책 소개를 했는데, 갑자기, 웬일로, 책이 마음에 꼭 든다며 이번달에 과정개발을 하자고 제안을 했다. 그리고 그 다음 달에 소량이지만, 180부 정도 책이 납품되었다. 그리고 그 다음달에는 1,000부 정도 납품 되었고, 그 다음달에는 2,000부 이상 납품 되었다. 마침내 특판팀에서 연 매출 1억을 달성하였다. 물론, 출판사 매출 규모에 비해 큰 금액은 아니지만, 충분히 가능성을 보았다. 매출액에서 제작비와 인건비를 빼면 10% 정도 이익이 생긴 것이다. 대표님은 기대하지 않고 있다가, 매출이 발생 되는 것을 보고 ‘내가 이럴 줄 알았다고’하면서 많이 기뻐 하셨다. ‘분명히 대표님은 이럴 줄 알고 계셨을 거야......’

위기의 출판사를 구하는 법은 이처럼 극적일 필요는 없다. 급작스레 이직을 하다보면 최근 매출 상태가 좋지 않은 출판사로 가는 경우도 있다. 들어오자마자 나갈 수 도 없으니, 출판사 매출 상황과 문제점을 파악해 본다. 보통 가장 큰 문제는 기획력과 인건비다. 판매가 될 책을 기획할 수 있는 능력이 없거나 규모에 맞지 않는 높은 인건비를 받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다. 그렇다고 갑자기 고인건비 무능력자들이라고 욕하면서 사람들을 다 내 보낼 수 도 없는 일이다. 때문에 인건비 문제는 잠시 뒤로 놓고 기획력에 초점을 맞춘다. 이 정도 인원을 감당하기 위한 매출 목표와 실제 가능한 매출을 예상해서 비교해 본다. 부족한 매출을 올리기 위해서는 공장을 돌리거나 베스트셀러를 만들어야 한다. 먼저 베스트셀러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능성이 있는 도서를 기획해야 한다. 외서의 경우 경쟁이 있는 검증된 도서를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가능한 대로 적정히 계약해야 한다. 내서의 경우 판매가 검증된 저자들과 미팅을 해서 새로운 신간 기획을 준비한다. 저자에게 기획 제안을 해야 한다.

검증된 도서가 베스트셀러가 되기 싶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그 다음에는 공장을 돌리기 위해서 직원 전체를 모아놓고, 기획 인센티브 제도를 도입한다고 대대적으로 알려야 한다. 다량의 출간으로 순익은 적지만 많은 매출을 만들어야 한다.

그로인해 편집부와 마케팅부의 학습력을 최대한 높여 베스트셀러를 만드는 것이다. 한번 감을 잡은 사람들은 그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에 학습력은 그 회사에 매우 중요한 자산이 된다. 기획 없이 걱정만 한다고 회사가 돌아가지는 않는다. 마케팅적 사고라고 비판 받을 수 도 있지만, 출판도 확률 싸움이라고 생각한다. 보통 10권을 내면 2 ~ 3권 정도가 세상에 빛을 보게 된다. 그런데 5권만 출간하면, 안 되는 7권에 포함 될 수 도 있기 때문이다. 비논리적일 수 도 있지만, 경험상 걱정보다는 기획해서 책을 내는 게 확률 상 더 이익이 된다고 생각한다.

기차가 멈추는 건 기장이 브레이크를 밟았기 때문이다.

위기는 멈춘다고 해서 멈춰지는 것이 아니다.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 기차를 멈추지 않게 하는 최선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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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https://cafe.naver.com/ca-fe/cafes/12093390/articles/86383
작성자: 새로운바람 · 2019-10-18 06:2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