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을 통해 얻게 되는 것은 무감각이라고 생각한다. 느끼고 싶지 않은 것이란 사람마다 다르다. 자기부정. 미래에 대한 두려움. 예전 클라이언트분들에게는 이 부분이 많았다. 최근 지켜보고 있는 아이들은 훨씬 사소한 일, 조금 심심하다거나 엄마에게 조금 혼났다거나 하는 정도만으로도 곧바로 디지털로의 몰입 체험을 통해 얼버무려 버릴 수 있으니 위험하다고 생각한다. 그런 말을 하는 나 역시 ハリウッドマージ라는 최애 게임의 붐이 아직 이어지고 있는데다 なろう小説에 빠져 있기도 한데, 그런 자신을 한발 떨어져 바라보면 확실히 일상의 무료함은 느끼지 않고 지낼 수 있지만, 그 대신 다른 소중한 것들마저 희미해지는 맞바꿈이 일어난다. 늘 줄다리기다. 어제는 서점과 카페에서 호사스러운 시간을 보냈다.
종이책에는 확실히 일정 이상의 의지가 필요하지만, 이 책은 그 허들을 뛰어넘는 흡입력이 있었다. 웬만한 자극물보다도 훨씬 자극이 강했다~. 몰입이라는 건 이 작품의 주제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걸 내걸어도 부끄럽지 않은 몰입감을 선사하는 필치. 대단하다. 결국 새벽 3시 반까지 걸려 다 읽어버렸다. 다 읽고 나니 여러 감상이 밀려와 Amazon 리뷰를 보러 갔다. 응응, 어떤 입장에서 읽느냐에 따라 감상이 정말 크게 달라지는구나. 그것도 납득이 간다. 전반부의 인물 묘사도 상당히 히리히리한데, 이 작가분 책은 중반부터 어디서 끊어야 할지 모를 정도의 질주감이 있잖아. 전에 2권을 읽었는데 둘 다 후반부는 단숨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 결말을 맞이하지 않으면 불안해서 일상으로 돌아가기 어렵다. 작품 속에서 사람들이 느끼고 싶지 않았던 것은 고독이었다. 특히 처음에 47세 중년 남성부터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이 아빠의 고독 묘사가 처절하다. 어, 이렇게까지? 이렇게나? 냉정하게 생각하면 아저씨의 전부는 아닐 테지만, 냉정해질 수 없을 만큼 이 아저씨는 리얼했다. 이혼했고 딸이 있다는 설정이라 어쩔 수 없이 전남편이 떠오른다. 전남편이 이런 상황이었다면 나는 나 자신을 저주했을 것 같다. 그 방식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마음이 들었지만, 그가 먼저 재혼한 것은 종합적으로 정말 다행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전남편 말고도 일로 관계하는 아저씨도, 클라이언트 쪽 아저씨도 여러 사람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남성의 자살률이 높다는 걸 연수에서 이야기하기도 하는데, 그 해상도가 한층 더 높아지는 인물이었다. 또 하나, 시야를 넓히는 것과 시야를 좁히는 것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걸 대비로 파악하는 대학생의 발상은 재미있었다. 응응 젊을 때는 극단에서 극단으로 가는 것도 좋아. 등장인물 중에서는 가장 구원이 있지. 남이 만든 이야기에 최대한 올라타 보는 체험에서라도, 스스로 자신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쪽으로 돌아설 수 있으니까. 극단에서 극단 사이의 균형을 스스로 잡을 수 있게 되고, 스스로 이야기를 만들 수 있게 되는 거지. 이 책을 읽은 사람이 그런 삶을 지향하고 싶어진다면 정말 대단한 책이다. 작가 강좌에서 배운 '선반을 만든다'에 가까운 게 아닐까? 어쨌든 가장 큰 감상은 이거다. 이런 책을 나도 쓰고 싶다! 작품 속 아저씨보다도 15살 가까이 연상인 파트너에게도 억지로 권해봤다. 일단 노안에다 무겁다는 물리적인 허들을 넘어 완독할 수 있을지? 그리고 아저씨의 고독과 오타쿠의 행복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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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2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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