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술을 보는 것을 좋아해서 미술관에도 자주 간다. 그런 이유에서 학예원으로 일한 경력을 가지고 수많은 예술을 테마로 한 소설을 써온 하라다 마하가 예전부터 마음에 걸렸다. 마음에 걸리면서도 왠지 선뜻 손이 가지 않아 지금까지 읽어보지도 않고 멀리해 왔었다. 그러다 우연히 들어간 북오프의 110엔 코너(지금은 132엔으로 올랐다)에 이 책이 꽂혀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제 슬슬 편견 좀 버려볼까" 하며 계산하고도 좀처럼 손에 잡을 기회가 없다가 어제 세이타이를 받으러 가는 전철 안에서 겨우 읽기 시작했다. 두께도 그리 두껍지 않아 전철에서 가볍게 읽기에 딱 좋은 분량이다.
원래 110엔에 구한 책이다. 표지도 너덜너덜했다. 유명한 작가가 쓴 소설이라고는 해도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다.
그리고 첫 페이지부터 읽어 나간다. 점차 페이지를 넘기는 손이 멈추지 않는다.
결국 1장부터 눈물샘이 터져버렸다. 해가 갈수록 눈의 댐은 무너지기 쉬워지는데 1장부터라니 너무 빠르다. 전철 박스석에서 읽고 있었는데 옆에도 다른 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몇 번이고 손수건으로 눈을 가려야 하다니… 세이타이 선생님께는 "전철을 탈 때도 자세를 바르게 하세요"라는 말을 들었는데, 좁은 박스석에서는 눈물을 닦으려면 등을 구부릴 수밖에 없었다. 눈물을 훔치며 가는 전철 안에서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그리고 정체원에 도착하자마자 선생님께 "어머나~ 아주 훌륭한 굽은 등이네"라는 말을 들었고,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고 비명을 지르며 시술을 받은 건 말할 것도 없다. 소설을 읽으며 흘린 눈물 따위는 흔적도 없이 날아가 버렸다.
예술을 다룬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이 책은 미술 전문 용어가 많이 등장하지 않아 미술과 거리가 먼 사람도 소설로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한 권으로 잘 정리되어 있다. 다가오는 예술의 가을을 맞아 예술 그 자체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여 주는 친근한 친구 같은 책이다.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5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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