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성이 꼭 봐야 할 공룡 영화 '오크 스트리트의 이변' ~남과 여의 웜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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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2026-08-22T17:11:16.601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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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는 것, 가족을 갖는 것. 그것이 과연 정말로 행복한 것인지 나 역시 항상 생각한다. 취업 빙하기 세대가 "30대 독신에 아이 없는 사람은 패배자"라는 당시의 황당한 담론에 떠밀려 애써 가정을 꾸렸건만, 이 나라는 아무리 애써도 살기 어려워졌고, 그렇다면 차라리 혼자 자유롭게 인생을 살아가는 편이 더 합리적이었던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할 때가 자주 있다.

특히 여성은 결혼하여 아이를 가지면 그렇지 않았을 때에 비해 인생의 자유도가 크게 줄어든다. 본래라면 남성도 같은 정도로 줄어들어야 마땅하지만, 여성 쪽이 집 밖보다 집 안을 바라보며 '가정의 지금'을 지키려는 경향이 있다.

『오크 스트리트의 이변』은 공룡 영화인 줄 알았더니 가족의 재생을 그린 이야기이다. 앤 해서웨이가 왜 이런 SF 패닉 영화에 출연했을까 의아했지만, 끝까지 보고 나니 이 작품은 그녀가 연기하는 어머니를 주인공으로 그 모험을 그려내고 있다. 촬영 기술이나 과거 SF에 대한 오마주에 대해 쓰고 싶은 이야기는 많지만, 내가 가장 끌린 것은 지극히 평범한 4인 가족이 그려진 방식이었다.

여기부터는 스포일러가 이어지므로 영화를 보신 분만 읽어주시고, 왜 여성에게 보여주고 싶은지 아직 믿기지 않으시는 분은 꼭 영화관에서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 겉보기엔 평범하지만 보이지 않는 균열이 생긴 부부 사이

배경은 1980년, 주인공 일가가 사는 곳은 교외에 개발된 흔한 신흥 주택지의 한 구역인 '오크스트리트'이다. 지극히 평범한 4인 가족은 이웃의 눈에는 행복해 보이며, 적어도 남편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그러나 남편 그레그(이완 맥그리거) 본인은 실업 상태로 구직 중이며, 시간이 허락하는 한 피자 배달에 매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집 밖으로만 관심을 돌린 채 가족을 소홀히 하는 점에 대해 아내 데니스(앤 해서웨이)는 불만을 품고 있다.

그런 아내는 어딘가 자신을 투영한 듯한 주인공이 현실을 벗어나려 하는 내용의 소설을 남몰래 집필하며 편집 경험이 있는 동네의 노부인에게 상담하고 있다.

장녀 오드리는 천문학을 공부하기 위해 코넬대학교 진학을 희망하지만 부모님의 상황을 알고 있어 차마 말을 꺼내지 못한다. 그렇다고 다른 동급생들처럼 남학생과의 연애를 즐기는 소녀다운 삶이 체질에 맞는 것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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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느 날 밤을 기점으로 마을은 완전히 달라졌다. 전기와 수도가 끊기고 주변이 완전히 조용해진 가운데, 멀리서 비명 소리만 들려오는 섬뜩한 밤을 맞이한다. 전화가 불통이 되어 경찰이나 이웃과도 연락이 닿지 않아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다. 반려견마저 목줄에서 풀려 자취를 감췄다.

## 아버지 그레그의 긍정적인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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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으스스한 밤이 지나 아침이 밝자, 반려견을 찾으러 나서는 것은 아버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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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은 집 안의 모든 창문을 보강하고 집에서 버티기로 결심한다. 가족은 장녀 오드리가 얻은 '웜홀 이론'이라는 지식을 통해 시공간의 왜곡이 일어났을 것이라는 추측에 이르지만, "언젠가 원래대로 돌아올 때가 올 거야"라고 별다른 근거도 없이 낙관적으로 말하는 것은 아버지 그레그이다.

이것을 봤을 때 나는 어른 남자로서는 다소 어리숙해 보이기도 했다. 몰래 소량의 술을 마시며 기운을 차리는 장면도 있고, 아이들 앞이니 이 극한 상황을 어떻게든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갈 수밖에 없었을 뿐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가 그렇게 말함으로써 네 사람의 마음 한구석에는 작게나마 희망의 불씨가 남았고, 협력해서 위기를 벗어나야 한다는 공통된 인식이 생겼다. 즉, 일단 아버지의 말을 계기로 가족은 단결한 것이다.

## 무모하고 아직 한참 어린 소년 브라이언

그런데 그곳에서 사고를 치는 것은 가족 내 또 한 명의 남자인 아들 브라이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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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브라이언은 손수 만든 활과 화살을 들고 밤의 주택가를 애견을 찾아 헤맨다. 그곳에서 흥미로운 점은 동네 대장의 등장이다."

이 대목에서는 모든 정보가 차단된 극한 상황 속에서 든든한庇護者인 따뜻한 가족이 있는 아이와 그렇지 못한 아이의 대비가 그려진다. 골목대장 역시 아무 생각 없는 무모한 아이이며, 게다가 삶과 죽음을 가르는 극한 상황에서 스트레스가 쌓여 있었는지도 모른다. 또한 가족의 옆집에 혼자 사는 심술궂은 남자 멜 역시 미쳐버린 끝에 지붕 위에서 프테라노돈을 향해 마구 난사하다 결국 그들에게 잡아먹히고 만다. 남자는 실은 고독이라는 스트레스에 약한 것인지도 모른다.

누나와 남동생은 합류한 뒤, 이번에는 남동생 브라이언이 신경 쓰고 있던 소녀 재닛이 공룡에게 습격당하는 모습을 목격하고 그녀를 구출하게 된다.

하지만 여기서도 남동생 브라이언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자랑하던 활마저 허무하게 빗나가 버리고, 오히려 그 모습을 보고 동생을 대신해 뛰쳐나가는 것은 누나 오드리다. 용감하게 공룡을 쫓아낸 그녀는 부모를 잃고 절망에 빠진 재닛의 상처를 돌봐주며 마음을 나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연심이 싹트는 듯한 감정마저 엿보인다.

그래서 브라이언은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 채 처량하게도 겉돌고 있다. 게다가 그는 이후에도 여러 번 위기에 빠지고, 매번 마지막에는 어김없이 "엄마 도와줘!"라고 외치게 된다. 마음만은 착한 아이지만 아직 한참 미숙한 어린아이인 것이다.

## 극한 상황 속에서 비로소 깨닫게 되는 부부의 유대

부부는 아이가 집에 없다는 것을 깨닫고 당연하다는 듯 필사적으로 뒤쫓아가고, 그리고 당연하게도 위기에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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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두 사람은 죽음을 각오한 순간, 그저 서로를 끌어안은 채 그 자리를 버텨낸다. 공룡을 눈앞에 두고는 말을 할 수도 없고, 두려움에 입조차 열리지 않겠지만, 그저 서로를 바라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죽음을 눈앞에 두고 그렇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한 관계라는 것이 관객에게는 생생하게 전해진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두 사람은 진정한 부부였음을 깨닫게 된다. 이 대목은 파트너가 있는 사람에게는 가슴을 파고드는 장면이다.

다행히 목숨을 건진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에 대한 의심이 사라지고, 다시금 아이들을 구출하고 원래 세계로 돌아갈 길을 찾는 일에 맞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이들과 재닛을 찾아 집으로 돌아가던 도중 그레그는 목숨을 잃는다. 아내에게 덮쳐온 대형 공룡에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공격을 가하다가 대신 희생되어 가족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참혹하게 잡아먹힌다.

이때 앤 해서웨이가 연기하는 어머니의 표정이 정말 좋다. 믿기 힘든 광경을 눈앞에서 마주하고 순식간에 바짝 야윈 듯 영혼이 빠져나간 얼굴이 된다. 남은 네 사람은 집까지는 무사히 돌아가지만, 그 도중에 브라이언이 또 "앞으로 어떻게 할 거야"라는 식으로 쓸데없는 말을 꺼내는 바람에, 그때까지 아이들에게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인 적 없던 어머니가 처음으로 "아빠가 죽었다고?!"라며 극도로 히스테리하게 소리를 지르고 그는 놀란다. 그때 여자아이들은 초췌해진 엄마에게 아무 말도 건네지 못하고 가만히 있는데, 남자아이라는 건 정말 눈앞의 일밖에 보이지 않는 것이다.

자택에서 데니스가 소설을 쓰고 있던 지하실은 이미 전날 침수된 상태였다. 데니스는 물에 잠긴 계단을 처음 보았을 때에도 소중한 원고가 물에 잠겨 크게 낙담했지만, 이번에는 그 계단에 걸터앉아 그레그와의 결혼사진을 무릎에 안은 채 밤을 보냈다. 지하실은 데니스가 집 안에서 엄마도 아내도 아닌 자신으로 돌아가 성찰할 수 있는 유일한 장소였으며, 집필은 SNS가 없던 그 시대에 바깥세상을 향해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수단이기도 했다.

지금은 그 지하실을 빼앗기게 된 비상사태다. 출입구에서 결혼사진을 무릎에 안은 채 웨딩드레스 차림으로 미소 짓는 과거의 자신들 부부를 바라보는 데니스.

역시 이 영화는 그녀의 이야기였다.

## 남아는 무모하지만, 그 무모함이 어른이 되면 '용감함'으로 진화한다

여기까지 줄거리를 써 보니 가정 내 남녀의 개성이 뚜렷하게 드러나 새삼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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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 속 남자는 주저 없이 소중한 것을 지키려 하고, 일자리를 잃으면 빨리 일자리를 찾아야 한다고 초조해하며, 자투리 시간이 생기면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힌다. 남자는 소중한 무언가가 있기에 앞만 보고 나아가는 것이며, 그 직선적인 행동력과 무모함이 그를 남자답게 만든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때때로 술의 힘이 필요한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브라이언 같은 세상 남자아이들의 충동성이란, 언젠가 자신에게 소중한 것이 나타났을 때 그것을 빼앗기지 않으려 힘을 내기 위해 갖추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한편 여자는 상황을 되돌아보며 명확한 하나의 답이 제시될 때까지 그 끈질기고 집요한 생각이 멈추지 않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 대신 주변의 세세한 부분까지 눈이 미친다. 그렇기 때문에 남편이 앞만 보고 있다는 것을 너무 잘 알아채 버리고, 가족과 마주하지 않는다고 규탄하게 되는 것이다.

## 가장 먼저 웜홀로 뛰어들어 가족을 구하러 가는 재닛

남편이 죽은 뒤, 데니스는 세 아이를 힘차게 이끌고 탈출 지점인 웜홀이 있는 주택가 고지대에 도착한다.

용감하게도 가장 먼저 웜홀에 뛰어드는 것은 재닛이다. 애초에 그곳은 웜홀이라는 추측일 뿐, 정말로 원래 세계로 이어져 있는지조차 알 수 없고 살지 죽을지도 확실하지 않다. 데니스 일행이 "가족끼리 뿔뿔이 흩어지는 건 두 번 다시 싫다"며 뛰어들기를 주저하는 동안 재닛이 가장 먼저 뛰어들 수 있었던 것은, 부모를 여의고 더는 잃을 것도 없어 두려울 것이 없기 때문이라는 이유도 있을 것이다. 이 너머에 무엇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자신의 목숨만이라도 건질 수 있는 기회를 찰나에 선택하는 강인함이 있다.

그 후, 뛰어드는 것을 망설였던 브라이언이 한쪽 다리를 다쳐 문자 그대로 발목을 잡는 신세가 되었음에도 가족 세 사람은 어떻게든 원래 세계로 돌아온다. 하지만 정확히는 그들이 돌아온 세계는 마을 전체가 공룡 시대로 통째로 날아가기 수십 분 전의 세계선이라는 사실이 밝혀진다. 합류한 자넷 역시 그 사실을 알게 되자 참지 못하고 뛰쳐나가 부모를 구하러 달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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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아들이 다리를 다친 상태라 데니스는 아이들을 말리고 안전한 고지대에 머물게 한 뒤, 공중전화에서 피자 주문을 통해 다른 곳에서 일하던 남편을 호출하여 가족이 재회하는 장면입니다. 비에 젖어 돌아온 가족을 남편이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 그려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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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쉽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말~ 구해낸 '남편'과 새로운 출발을 한 데니스 일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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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데니스는 그 모험의 전말을 집필하여 영화 원제 그대로인 『The End of Oak Street』라는 책을 출판하게 되었고, 새로운 집에서 집필을 이어가고 있다. 오드리는 코넬대학교에 진학했으며, 재닛과도 사이좋게 지내고 있는 듯하다.

여기서 신경 쓰이는 것은 또 한 명의 재닛과 그 부모가 멀쩡한 모습으로 존재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다는 것은 자넷이 타임워프가 일어나기 전의 자기 자신까지 포함해 가족 전원을 구하는 데 성공했다는 것이다. 즉 구조한 자넷과 구조된 자넷, 두 명의 동일한 인물이 존재할 수 있는 세계선이 되어 있었던 것이다.

데니스는 브라이언의 다리 부상으로 인해 높은 곳에서 가만히 남편의 배달 차량이 오기를 기다리고 다른 주민들에게 전화로 알리는 방법 외에는 구조할 도리가 없었던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결국 이변에 휩쓸리게 될 자신과 두 아이를 그대로 방치한 셈이 된다.

데니스는 필사적이었기에 거기까지 생각이 미치지 못했을지도 모르고, 그때는 전화해 보기 전에는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겠지만, 잘 생각해 보면 이 결과는 참으로 씁쓸하다.

데니스는 자신을 투영한 소설 원고를 영원히 물속에 잃어버렸을 뿐만 아니라, 평범한 삶에 어딘가 답답함을 느끼던 과거의 자신을 아이와 함께 묻어버렸다고도 할 수 있다. 마음속 깊은 곳에서 진정으로 하고 싶었던 것을 그대로 남겨둔 채로.

남편이 자신을 얼마나 사랑하고 목숨을 걸고 싸워주는 사람인지 알게 된 데니스는, 자신이 남편과 아이를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몸소 깨달았다. 지금은 다시 얻은 가정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새기고 있다.

덧붙이자면 웜홀에 가장 먼저 뛰어든 재닛은 레즈비언임이 은연중에 암시되어 있는데, 어쩌면 그녀가 항상 살아가는 데 어려움을 느껴왔다면, 그렇기에 이변이 일어난 세계에 미련 없이 가장 먼저 웜홀로 뛰어들 수 있었던 것도 납득이 간다. 실제로 어떤 방법을 썼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직 젊은 그녀가 필사적으로 가족과 자기 자신을 설득하자 모두가 이에 응했고, 부모가 이 세계에서 있는 그대로의 그녀를 받아들였다고 상상하면 그것은 데니스와의 대비로서 흥미롭다.

## 부부애에 대한 감동과 살짝 다크한 결말의 낙차가 엄청나다

영화에서는 집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농성할 때의 가족 회의에서 "크리스마스 때만 교회에 가는 가족"이라는 대사가 나오고, 그 외에도 "재닛은 가톨릭 학교에 다니고 있다", "(학교에서는) 기도해?" 등의 대사가 등장하므로, 기독교 문화권 관객에게는 패닉 영화이면서도 그들의 인생관에 닿는 요소가 일본에 비해 강하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주인공의 부부 관계를 볼 때 "건강할 때나 아플 때나" "부유할 때나 가난할 때나" 혹은 가톨릭식으로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을 때까지"를 떠올리는 감각은 더 강할지도 모른다. 어떤 의미에서는 실제로 남편은 한 번 죽었고 혼인 관계도 한 번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죽음을 각오한 순간 부부가 서로를 마주 보는 장면은 정말 가슴에 와닿았고, 그 직후 데니스의 눈앞에서 남편이 무참하게 공룡에게 잡아먹히는 장면은 차마 보기 힘들었다. "완벽한 인생 같은 건 없다. 하지만 죽을 때 이 사람이라서 좋았다고 생각할 수 있는 파트너가 있다면, 그것은 행복한 일이다"라는 것이 이 영화에서 얻을 수 있는 하나의 교훈이다.

하지만 남편을 잃고 데니스가 결혼사진을 바라보는 장면에서는 데니스에게 동정이 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남자는 용감한데 그런 남자의 진가를 알아보지 못한 여자는 어리석고 쓸쓸한 꼴을 당한다"는 인과를 그리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 처음에는 다소 짜증이 났다. 역시 이것은 남자가 남자에게 보여주기 위해 만든 영화인지도 모르겠다고.

하지만 그 이후로 이어지는 엔딩이 얄밉다. 데니스는 운 좋게 건강한 모습의 남편을 되찾아 자신만의 행복을 다시 쌓아 올린다. 다만 지금의 남편은 극한 상황 속에서 아내와 마음을 나눈 것도 아니고, 목숨을 걸고 아내를 구한 것도 아니며, 아내에게 어떤 심경의 변화가 있었는지를 몸소 겪어 알지는 못한다. 그저 기분이 좋아진 아내 곁에서 태평하게 살아가는 남편일 뿐이지만, 지금의 데니스는 그래도 행복해 보인다. 남편을 믿을 수 있게 된 것일지도 모르지만, 그 남편은 세상을 떠난 남편과는 다른 사람이라고도 할 수 있고, 더 나아가 그녀는 남편에게 무언가를 기대하기보다는 자신이 어떻게 생각하느냐로 매듭지었다고도 할 수 있다.

무대는 1980년대 미국이다. 현재처럼 디지털 기기로 정보를 순식간에 얻는 속도감이 없는 만큼, 그만큼 공포가 천천히 스며들 듯 다가오는 영화였다. 하지만 당시나 지금이나 가정에서 아내는 무언가 불만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는 별반 달라지지 않았고, 현대를 사는 내가 공감하게 된다는 점은 또 하나의 씁쓸한 문제이기도 하다.

## 남자와 여자. 부부 사이에 존재하는 진정한 웜홀이란

브라이언의 무모함에서 보듯, 남자와 여자의 성질은 결코 교차하지 않는 평행선이며 웜홀로 연결되는 일은 없다. 어쩌면 무조건 남편을 믿는 것과 아무 조건도 부과하지 않고 아무것도 기대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웜홀로서 표리일체인 것인지도 모른다. 또한 재닛과 오드리처럼 여자끼리 서로 기대어 사는 편이 행복하다는 견해도 있을 수 있다.

일상의 소중함을 이해하고 자신의 받아들이는 방식을 바꾸면 된다고 말해도 보통은 좀처럼 그렇게 할 수 없다. 그리고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한때 오크 스트리트에 살던 평범한 자신들을 통째로 희생해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것이다. 결국 사람은 소중한 것을 잃고 나서야 깨닫는다. 비일상을 좇지 말고 지금 있는 행복에 만족하라는 것 또한 이 영화의 큰 메시지이다.

새로운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는 종종 기존의 행복이 희생되는 법이다. 데니스에게는 과감하게 이혼신고서에 서명하든가, 아니면 오크 스트리트를 물리적으로 통째로 종언시키든가, 어쨌든 오크 스트리트에서 탈출해 걸어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는 그 두 가지 선택지밖에 없는 음울한 이야기이기도 했다.

Oak Street의 끝.

**출처:** [note 원문](https://note.com/saekirei/n/ne13810528514)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52청크*

[원문 보기](https://note.com/saekirei/n/ne13810528514) | 출처: no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