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나무 선반의 카이단(괴담이 아니라 계단)을 내려가면 큰 그물이 쳐진 경식야구부 연습장이 있었다. 나는 그다지 열심히 지켜보지는 않았지만 여름이 되면 등나무 선반에 등나무 잎이 무성하게 우거져 더없이 좋은 피서지가 되었다. 그 계단에 앉아 있으면 계단과 나란히 몇 조의 선수들이 캐치볼을 하는데, 포수를 대동한 투수로 보이는 선수가 뷰웅! 하고 던진 흰 공 뒤를 팽팽하게 당겨진 화살 같은 바람의 칼날이 뒤쫓았다. 그런 공기의 화살이 신기해서 한없이 바라보곤 했다. 저런 공을 던질 수 있으니 분명 강할 거라 기대했지만 봄·여름 선발대회에서는 1회전 탈락, 한 번도 승리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없었다. 나는 운동부 남학생들 곁에 다가가면 풍기는 땀 냄새가 싫었다. 하지만 내 아들이 럭비부에 들어갔을 때는 전혀 신경 쓰이지 않았으니 참 제멋대로인 일이다. 고교야구 고시엔 대회가 시작되면 흰 공이 만들어내던 그 공기의 화살을 떠올리며 땀 냄새를 참으면서라도 좀 더 진심으로 응원해 줄 걸 하는 생각에 등나무 선반의 카이단을 그리워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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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2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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