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린 인연 덕분에 인생은 아직 버릴 만한 게 아니라고 생각하게 된 이야기.
그때 나는 하나의 인연을 버렸다. 정확히는 버릴 수밖에 없었다. 삶이 무너질 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그 인연을 잃은 덕분에 뜻밖의 인연을 얻게 되었다. 지금은 이렇게 생각한다. 인생은 버린 인연 덕분에 구원받기도 한다고.
1년 전의 나는 쓰레기 같은 남자를 상대로 본인소송을 제기했다. 내가 하고 싶었던 응징은 모두 완수했다. 오래 다니던 회사를 퇴사했다. 그 쓰레기를 통해 알게 된 사람들과도 관계가 끊겼다. 나는 수년에 걸쳐 쌓아온 인간관계를 한순간에 잃었다.
퇴사한 회사의 선배는 내 사정을 모두 알면서도 "무직이면 여러모로 힘들 테니까"라며 지금도 가끔 단발성 일을 넘겨준다. "전임자가 도와주기만 해도 든든하니까"라는 말, 그것도 분명 진심이겠지만 큰 도움이 되고 있다. 일이란 정말 신뢰할 수 없으면 맡길 수 없는 것이니까. 게다가 이제 나는 외부 사람이다. "한 시즌에 한 번은 술자리 갖자"는 약속도 어김없이 지켜준다. 내가 쌓아 올려온 것들은 헛되지 않았다. 퇴사와 함께 끝나 버릴 수도 있었던 관계를 선배가 그렇게 되지 않도록 붙잡아 주었다. 이것이 남은 인연이다.
그때의 나는 하나의 인연을 잃은 것만 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버린 인연이 있던 자리에는 새로운 사람들이 서 있었다. 그래서 요즘 생각한다. 인생이란 그리 버릴 것이 아니라고. 아니, 버린 인연 덕분에 인생은 버릴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되었다.
새로운 연인이 생겼다. 알게 된 당시 상대는 기혼자였기에 한바탕 소란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상대가 완전히 독신이 된 뒤에야 관계를 깊게 할 수 있었다. 정신적으로 안정되니 창작 의욕이 좀처럼 샘솟지 않는다는 것을 최근에 깨달았다. 괴로움 속에 있을 때가 창작의 골든타임이었던 것 같다. 그런 이유로 이제 더 이상 쓸 수 없게 된 내가, 예전에 note에서 연재했던 『クズ男の片付け方』를 Kindle 전자책으로 출판했다. note에 총 70화로 올려두었던 것을 한 권의 책으로 묶었다. 그때의 내가 그 남자를 ‘정리하기’ 위해 쓴 이야기가 이번에는 한 권의 책이 되었다. 일 년 전에는 이런 미래가 올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리고 지금의 나는 그때보다 훨씬 행복하다.
Kindle 출판에 따라 note에 게재된 '쓰레기 남자를 정리하는 법' 본편과 속편은 비공개로 전환됩니다. 번외편은 계속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출처: note 원문
번역: Gemma 3(.44) 초벌 + 교정 6청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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